대승폭포
옛 한시에서 물을 볼테면 반드시 폭포를 찾으라고 했듯이 한 여름에는 폭포가 았는 계곡 산행을 해야 더위를
잊을수 있다.높은산과 깊은 계곡, 시원한 폭포가 어우러진 내설악의 내밀한 속살 대승폭포와 12선녀탕을 찾았다.
새벽 5시에 승용차로 목동을 출발해 등산로 입구인 장수대에 도착하니 0720경이었고 간단히 아침을
먹고 8시경 등산을 시작하였다. 휴식시간 포함하여 장수대에서 대승폭포, 대승령을 거쳐 안산 갈림길 까지
약 2시간 50분을 잡고 , 이후 내리막길이 구간인 십이선녀탕을 거쳐 남교리까지 4시간 30분
(중식및 휴식포함) 총 7시간 20분을 계획했는데 7시간 10분이 소요되었으니 계획이 얼추 맞았던 셈이다.
산행을 자주 같이하는 심용창 조영봉과 함께였다.
아무에게나 속살을 보여주기 싫은 폭포요정의 심술때문인지 대승폭포를 볼려면 900m 정도의 가파른 계단길을
약 40분간올라야 한다. 등산로 입구에서 부터 폭포 전망대에 이르기까지 폭포의 절경을 노래한 옛사람들의
한시를 소개한 안내판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이를 통해 대승폭포의 옛 이름이 한계폭포이고 설악산의 서쪽부분을
한계산이라고 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대승폭포는 마치 산꼭대기에서 골짜기로 급전직하하는 느낌인데 88미터 낙폭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웅장한 폭포다.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의 박연폭포와 함께 3대 폭포로 꼽힌다. 다만 대승령에서
폭포 꼭지까지의 계곡이 짧고 암반으로 이루어진 급경사라서 물이 금방 흘러 없어져 비온뒤가 아니면
웅장한 물줄기를 볼수가 없는것이 흠이다. 이번에 날자를 7.16일로 잡은것은 7.13일-14일 이틀간 비가 제법와서
쏟아지는 폭포수를 볼수 있겠다 싶어서였는데, 비온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7월14일 국립공원에서
찍은 영상 대비해서 수량이 반으로 줄어 있었다.그래도 물이 제법 흘러 80여 미터 높이에서 급전직하하는
흰 물줄기가 검붉은 암반을 타고 떨어지면서 부숴지는 장관을 볼수 있었다.
대승령
대승폭포에서 서북능선의 끝인 대승령 구간은 약 1.8km의 오르막인데 약 1시간이 소요 되었다.설악산 서북능선은
대청봉에서 대승령 구간이고 장수대로 하산하는것보다는 십이 선녀탕을 거쳐 남교리로 내려가는것을 제대로
서북능선 종주를 했다고 한다.
나는 대학1학년때인 76년도에 설악골 베이스캠프에서 대청봉을 올라 대승령-대승폭포-장수대로 하산한 적이 있다.
50대에는 한계령-대승령-십이선녀탕-남교리, 대청봉-대승령-장수대를 종주 하곤 했지만 지금은 자신이 없다.
대승령에 다다르니 안내판에 고생과 환희의 교차점, 대승령이라고 적어놓고 그 밑에 한말의 문신 조인영의
대승령이라는 한시가 새겨져 있다.나는 지리산 화대종주,설악산 공룡능선등 많은산을 종주해 봤지만 가장 힘든 코스는 설악산 서북능선이다. 대청봉에서 한계령 귀떼기 청봉을 거쳐 대승령에 오면 체력이 거의 소진되는데, 고생끝에 종주를 마친 사람들만이 느끼는 고생과 기쁨이 교차하는 감정을 표현한것이라고 짐작을 해 보았다.대승령에서 대청봉 백담사
십이선녀탕 대승폭포로 가는길이 나뉘는데 대승령까지 오를때를 고생, 십이선녀탕으로 내려가는것을 환희라고
표현 했는지도 모르겠다.
안내판에 한말의 문신 조인영이 대승령에 오른 느낌을 적은 한시를 적어 놓았는데, 그가 아무리 지체높은
풍양조씨 세도가의 權臣이었다고는 하나, 한양에서 이곳까지 열흘이상 걸리는 고생을 하며 대승령에 오른 환희를
오늘 당일치기한 우리들의 감상과 어찌 비교 할수 있으랴.
대승령에서 십이 선녀탕으로 하산이 시작되는 안산 갈림길까지는 1.0km구간의 완만한 오르막길을 약30분간
걸었다.
십이선녀탕계곡
하산길인 안산 삼거리에서 남교리 주차장까지는 8.1km의 기나긴 계곡이 이어진다. 안산삼거리에서 약
1km구간은 계곡의 입구인데 물이 없는 비탈길을 내려가야한다. 좀더 내려가다 보면 맑은물이 흐르기 시작하고
여기 저기 작은 물길이 모여서 여울을 만들기도 폭포를 이루기도 하면서 계곡은 점점 깊어지고 넓어진다.
아름드리 나무가 빽빽이 들어찬 원시림사이를 이름모를 이끼를 밟으며 개울을 건너기도 하면서 계곡을 계속 내려갔다.
지도상에 나와있는 유명한 폭포인 두문폭포까지 내려 가는 동안 수도없이 크고 작은 이름없는 폭포를 지났다.
다른곳에 있었으면 그 자체가 전설이 되고 명소가 되었을 폭포들도 십이선녀탕 계곡에 있는 잘못으로
이름조차 없지만 희고도 맑은 계류를 힘차게 흘려 보내 한여름 등산객의 심신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외설악의 천불동 계곡은 물이 깍아지른 절벽사이를 흘러 하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점에서는 사람의 접근을
거부한다. 이에 반해 여성적인 내설악을 흐르는 이 계곡은 물길을 따라 걸을수 있고 나무판자로 만든 다리를 건너기도 하며 물가에 발을 담그거나 알탕을 하며 쉴수도 있는곳이 대부분이다.아름드리 나무들이 폭풍우에 쓰러져 길을 막고
계곡의 이끼등 양치 식물들이 지천으로 두문폭포에 이르기까지는 원시림이 계속된다.
계곡의 규모, 수량, 폭포,경관이 이만큼 수려한곳이 또 어디 있으랴?
1240분경 두문폭포를 지난 지점의 넓은 계곡을 건너 점심을 먹고, 우리는 알탕을 하였다.
두문폭포에서 복숭아탕을 거쳐 응봉폭포까지의 2km구간은 아름다운 폭포들이 연속되는 장관을 보고 감탄하기 여념이
없었지만 길은 제법 가팔라서 안전을 위해 철난간등이 설치되어 있다. 응봉 폭포를 지나면 길은 쉬워 지지만 계곡은
더욱 넓어지고 물은 점점 불어났다.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우거진 숲길을 걷다보니 어느듯 남교리다. 장수대로 부터 휴식및 점심시간 포함하여 7시간
10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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