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암 자락길을 걸은 후 바로 대흥사로 갔다. 날이 사나워져 간간이 비가 흩뿌리고 강풍에 우산을 펴기조차 힘든 때가 있었다. 이번에 대흥사를 찾은 목적은 이 절에 걸려 있는 조선 후기 명필들의 글씨를 감상하기 위해서다. 10년전 아내와 함께 왔을 때는 일행들이 있어 가련봉등 두륜산을 등산하고 하산길에 대흥사를 바쁘게 둘러보았다. 이번에는 시간 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글씨를 감상하고자 했으나 강풍이 불고 기온이 급 강하하여 이번에도 서둘러 관람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대흥사는 서예 박물관이라고 할 만큼 명필들의 글씨가 줄비하다. 대웅보전 편액 글씨에 얽힌 추사와 원교의 전설 같은 일화나 추사나 창암의 일화는 유홍준이 소개한 이후 워낙 유명해서 자세히 언급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대흥사에는 동국진체의 원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