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델리에서 바라나시로 이동했는데 INDIGO 항공을 이용했다. 이항공사는 인도의 대표적인 LCC인데
AIR INDIA보다 규모가 크다고 한다. INDIGO는 푸른 염료를 추출해 내는 식물인데 한자어로는
낭아초라고 한다. INDIA BY INDIGO라는 슬로건을 쓰는데 항공사 이름을 참 잘 지었다.
바라나시의 LOCAL 식당 옆에서 인도의 전통 혼례식을 구경할 수 있었다. 신랑 신부 모두 치장이
화려했다. 뜻밖에 하객들이 오빤 강남스타일을 틀어 놓고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새삼 한류의 위력을
실감했다. 인도의 신부 지참금에 대해서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현대에는 양가의 합의가 있거나
또는 없는 사람들은 지참금이 없이도 결혼을 한다고도 한다. 지참금을 가져갈 경우 형편 따라 하는데
도시에서는 최소 금액이 우리돈 2000만 원 정도라고 하니, 이 나라의 소득 수준으로 볼 때 신부 부모의
허리가 휠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SARNAT 유적군,녹야원]
사르나트는 사슴도 붓다의 설법을 알아 들었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LOAD OF DEER라는 뜻이며
우리 한자어로는 鹿野院이다.바라나시에서 약 13KM 거리다.
사르나트는 보드가야에서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후 자신과 함께 고행했던 다섯 도반에게 처음으로 설법을
행한 곳이라 불교의 4대 성지중 하나다. 사르나트 유적지는 넓지만 유적의 대부분은 파괴되어 넓은
잔디밭에 파괴된 사원의 기단부들만 듬성듬성 남아 있어 공원 같은 느낌이 난다.
잔디밭 이곳 저곳에서 갈색 가사를 입은 소승불교 승려들과 흰옷을 입은
성지 순례객들이 예불을 드리고 있어 이곳이 불교 성지임을 알게 해 준다
나는 이곳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
(다메크 스투파)
그나마 비교적 온전히 보존된 유명한 원형의 탑 다메크 스투파(Dhamekh Stupa)를 우선 둘러보았다.
붓다가 두 번째 설법한 장소에 세워진 탑으로 진리를 보는 탑이라고 한다.
지름 28M 높이 35M의 웅장한 원형탑은 사르나트를 상징하는 유적이다.
하단의 석축은 BC 3세기 마우리아 왕조의 아쇼까 대왕 시대의 양식이고, 벽돌을 쌓아 만든 윗부분에 새겨진
꽃과 문양들은 AD 4세기경의 굽타 양식인바, 여러대에 걸쳐 이 탑을 쌓은 것을 알 수 있다.
탑면에 새겨진 문양들이 아름다워 한참을 감상했다.
(아쇼까 대왕 석주)
인도는 영국 식민지 이전에 완전히 통일된 적이 없다. 마우리아 왕조의
아쇼까 대왕(재위 BC272-232) 시절에 남인도 극히 일부분을 제외한 현재의 인도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까지를 포함한 인도 역사상 최대 영토를 지배했는데, 당시의 영역을 알 수 있는 것은
포고문이 새겨진 아쇼까 대왕의 석주 덕분이다. 신라 진흥왕 순수비와 비슷한 기능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석주는 원래 15M 높이였으나 부러져 2M 정도의 하단부만 남아있다. 석주의 꼭대기는 4마리
사자상이 놓여 았었는데 이 사자상이 바로 인도의 국장(國章)이다. 사자상은 유적지 옆에 있는
사르나트 고고학 박물관에 있어 감상할 수 있었다. 석주에 새겨진 아쇼까 대왕의 포고문에는
불교 교단의 분열을 암시하는 글이 있다고 한다. 그 내용은 "교단의 화합은 그 누구도 깰 수 없다.
누구라도 깬다면 흰옷을 입고 물러나야 할 것이다"
[사르나트 고고학 박물관]
녹야원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LION CAPITAL : 4마리 사자상 柱頭 : 4 LION CAPITAL)
고고학 박물관 현관에 있는데 1950년부터 인도의 국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쇼까 왕이 석주를
만들 때에는 코끼리, 소, 말도 새겨져 있었다고 하는데 코끼리는 마야 부인의 태몽, 소는 출가 전
태자, 말은 출가, 사자는 법왕으로서의 부처를 상징한다.
(잘생긴 부처님과 불전팔상도 佛傳八相圖)
박물관 내부에는 잘 생긴 불상이 눈에 확 들어왔다. AD5C에 제작된 걸작이다.
어떤 블로그에 보니 처음 설법하는 모습을 조작한 초전법륜상(初轉法輪像)이라고 하는데
박물관에는 단지 설법하는 붓다라고만 쓰여있다. 내가 본 중 가장 잘생긴 불상인데 코가 떨어져 나가고 없다.
이슬람 세력들이 불상을 다 파괴하지 못하고 코만 떼어내었다고 한다.
인도에서 불상이 제작된 것은 AD 1C경부 터인데 불교문화의 절정기인 AD4C-5C 굽타 시대부터
이상적인 불상표현이 이루어졌다. 이 잘생긴 부처님은 불교문화의 절정기에 제작된
불상 중에서도 뛰어난 걸작임이 틀림없다.
인자한 얼굴과 정교한 광배, 가부좌를 튼 차분한 모습이 설법하는 붓다를 나타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부처의 일생을 축약한 불전 팔상도는 AD 5C경 작품이다. 정교한 조각이 걸작 중의 걸작이다.
AD 5C-12C 시기에 제작된 다양한 불상들과 힌두교 관련 조각품들을 주마 간산 격으로 감상했다.
자유 여행을 왔으면 하루를 보냈을 녹야원과 박물관이지만 패키지여행의 일정상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나는 그리스를 여행하면서 이집트의 조각 기술이 그리스로 들어와 발전하는 단계를 보았고, 이번에는
그리스 조각의 영향을 받은 초기 불상들을 감상해 보고 싶었다. 시간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둘러 보지는
못했지만 5C에 제작된 불상들과 붓다의 일생을 표현한 조각들을 본 것만으로도 박물관을 방문한
의의가 있었다.
(위) 설법하는 붓다. 5세기, 사암
내가 보기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처님. 비록 이슬람 세력에 의해 코가 잘린 수모를 겪었지만 신체의비례도 훌륭하고
깨달은 자의 인자함이 얼굴에 서려있다 . 수인(手印)의 모양도, 광배의 문양도 정교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좌대의 정교한 조각이나 붓다의 뒷면의 조각도 뛰어나다. 나는 이 부처님 앞에서 한참을 넋 놓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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