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

폐백고(幣帛考)

낙산유정 2019. 7. 24. 16:38

(2011년 11월에 쓴글을 2019년 7.24일에 BLOG에 COPY함)

국어 사전에는 폐백을” 1. 예의를 갖추어 보내는 물건.2. 신부가 처음으로 시부모를 뵐 때 큰절을 하고 올리는 대추나 포 따위

(또는 그러한 예식을 이르는말 : 최근에는 시류를 반영하여 이러한 의미가 추가 되었다)

 3. 제자가 처음뵙는 스승에게 드리는 예물” 등이라고 되어 있다. 이밖에 신하가 임금을 만날 때 드리는 예물도 폐백이라고 하는등

 폐백은 원래 예물이라고 보면 되겠다.

결혼식후 폐백을 드리게 되는데, 이말에서 알수 있듯이 원래 폐백은 드리는 물건이지  의식은 아니다.

전통시대에는 신부는 혼례이후 신랑집에 가서(신행 : 新行) 시부모를 뵙게  되는 예를 치르게 되는데 이때 드리는 대추나 포, 닭 같은 것이

폐백이다.

며느리가 시부모를 처음 뵈는 의식을 현구고례 ( 見舅姑禮)라 하며 줄여서 현구례 라고일반적으로 말한다. 즉 현구례시 드리는 예물이

폐백인것이다. 폐백실이라는 말도 폐백을 드리는 방이라고 이해 하면 되겠으나, 폐백은 물건이기 때문에 썩 훌륭한 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요즈음에는 풍속이 변하여 결혼식후 신랑 신부가 폐백실에서 시부모, 처부모 및 양가의 가까운 친척들에게 같이 큰절을 하거나 교환하게

되는데 이 의식을 뭐라고 해야할지 뚜렷이 떠오르는 말이 없어 ‘폐백을 드린다’는 말을 그냥 따라야 할지 잘 모르겠다.

분명히 현구례의 변형인데 신랑이 참석하고 친정집 식구들도 절을 같이 받기 때문에 현구례는 아니고 상견례라고 하기도 그렇고…

낙산의 경우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처가에서 하루 자고, 본가로 가서 아내가 현구례를  치루었는데, 신랑인 나는 할일이 없어 현구례하는 것을

사진찍었던 기억이 또렷하다.

서로 다른 문화가 교류될 경우 어느 한쪽으로 흡수 변형되기는 하지만 흡수된 문화의 흔적은 어떤 경우에도 완연히 남아 있다.전통 혼례는

육례(六禮 또는 사례(四禮)로서 구성되는데 우리의 경우 일반적으로 사례를 치루었다. 사례는 의혼(議婚 : 혼인을 청하고 허락하는 절차),

납채(納采 : 정혼의 의미. 신랑의 사주단자를 신부집에 보내면, 신부집에서는 결혼 날짜를 정해서 회신-연길),

납폐(納幣 : 신랑집에서 혼서와 함을 보냄), 친영(親迎 : 신랑이 신부집 즉 장가에 가서 치르는 혼례)로 구성이 되며,

이후 치르는 後禮중에 대표적인 것이 현구고례이다. 사례중 의혼은 요즈음에는 말로 하기 때문에 사라진 풍습이라고 볼수 있고,

납채는 아직도 신랑의 사주 단자를 신부집에 보내는 경우가 많으니 아직 흔적은 뚜렷이 있다고 하겠다.요즈음에도 누구나 함은 보내니

납폐는 전통이 잘 보존된 경우이다.
친영은 혼례식이 서양식으로 제 3의 장소에서 하는것으로 변형이 되었다고 볼수 있겠고 혼례식이후의 의식인 현구고례는 많이 변형이

되었으나, 분명히 전통이 살아 있는 경우라고 볼수 있다.

낙산도 딸을 시집보네야 하는데, 시대에 뒤떨어진 탓인지 아집인지(?), 폐백을 드리는 것은  딸이 시부모 및 그집 친척들에게 인사하는

자리이지(문자 그대로 현구고례),우리 식구들 하고는 관계가 없는 의식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아직도 현구고례시 신랑측 사람들만 참석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아서 그런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딸네미들 결혼식후 폐백실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글을 쓰고 7년후 큰딸을 치웠는데 다행히 현구례를 생략해서 별고민을 하지 않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