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명절-중양절 조영우
음력 9월 9일을 중양절 또는 중구 라고 한다. 날짜와 달의 숫자가 같은 중(重日)은
모두 명절인데, 3.3일(삼진날), 5.5일(단오) 7.7일(칠석), 9.9일(중양절)이 모두
양의 숫자가 겹치는 명절이며, 특별히 9월 9일을 중양이라고 하며 구(九)가
겹친다는 의미로 중구(重九)라고도 하는 것이다.
홀수는 음양오행에 있어서 양(陽)이며 짝수는 음(陰)의 숫자이다. 따라서
양의 수(홀수)가 두번 겹치는 날은 좋은 날로 간주해서 과거 전통시대에
모두 명절로 쇤 것이다.
중양절은 중국에서 유래한 명절이며 당송 시대에는 중추절 보다 더 큰 명절로
지켜 졌다.중양절에 중국 사람들은 산위에 올라 고향을 생각하며 국화주를
마시는 풍속이 있다고 어떤 중국어 교재에서 본일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라이래로 이날에 국가적인 연례 행사가 행해 졌으며
조선 세종때부터 중구를 명절로 공인하였다고 한다.
요즈음은 조생종 과일과 햇곡이 많이 나와서 추석때 햇곡과 햇과일로 차례를
지내는 것이 가능하지만 불과 몇십년 전만 하더라고 경상도 북부 지방에서는
추석때 햇곡을 수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따라서 상주 문경 안동 예천등 경북 북부지방에서는 1960년대까지는 추석을 쇠지 않고 중양절에 추수 감사 제사를
지낸 집안이 많았다고 알고 있다
행인 이승만이 쓴 풍류 세시기에 " 경북 서북부 지역에서는 1년 수확기가 추석때 보다 늦어지게 마련이어서 중구절이 곧
추수 감사제에 맞먹게 되어 명절답게 즐긴다" 라고 되어 있고 경북에서 발행된 민속자료집에도 같은 애기가 나와 있다.
즉 경북 북부 지방에서는 산업화 전후로 추석이 국가 공휴일이 된 이후에 추석을 지냈고 그전에는 중구절에 조상에게 추수감사 제사를
지냈던 것이다.
내 어린 시절에도 고향인 상주에서는 우리문중을 비롯하여 대부분 추석을 쇠지 않고 중구에 추수 감사 제사를 지냈던것으로 확실히
기억한다. 당시 공무원이나 자식들이 외지에 나가 있는 집안을 제외하고는 추석을 지내는 집안이 많지 않았으나,
산업화가 진척이 되고 추석만 공휴일이 됨에 따라 점차 중구절은 사라진 명절이 되었던 것이다. 중구절에 추석대신에 제사를 지냈던 사실을 내 연령대의 사람들도 까맣게 잊어 버려 기억하는 사람이 드물다 . 마치 단오가 우리네 기억에서 사라져간 것처럼…
추석때의 혼잡도 피하고, 전통에 어긋나는 일도 아니니 우리집안은 추석 대신에 중구를 쇠기로 합의를 하고 2020년년부터 시행 예정이다.
다만 중구가 공휴일이 아니고 양력으로 날자를 정하는 것이 편리하여 중구절 부근인 10월 두번째 일요일에 친척들이 모여서
추석 대신에 행사를 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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